회사 동기들과 떠난 다낭 출장. 처음엔 그저 단순한 업무 일정이라 생각했음. 그런데 웬걸 도착한 첫날부터 형들의 눈빛이 이상하게 반짝거림. “야, 이번엔 진짜 제대로 간다.” 농담인 줄 알았지만, 이미 단골 가라오케 예약까지 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음. 다들 유부고 나만 솔로. 근데 분위기상 거절하기 애매했음. 괜히 혼자 빠지면 이상해질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숙소에서 대충 씻고,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따라나섰음. 그때까진 몰랐다. 이 밤이 다신 못 돌아올 강렬한 경험이 될 줄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고, 그 안쪽에 가게가 있었음. 겉은 수수했지만 문 열자마자 내부는 완전 달랐음. 고급진 소파에, 은은한 간접조명, 잔잔하게 흐르는 팝송까지. 형들은 이미 맥주세트를 주문해놨고, 테이블 위엔 15캔이 넘는 맥주와 과일, 마른안주가 세팅돼 있었음. 다들 편한 자세로 앉았고, 나만 혼자 긴장한 채 구석에 앉아 있었음.

그리고 초이스 타임. 베트남 여자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부터 분위기 급반전. 와...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진짜 다 이뻤음.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몸매에, 피부는 매끈하고 태닝된 듯한 빛깔. 특히 한 베트남 여자, 눈빛이 완전 예술이었음. 딱 앉자마자 내 손목에 팔찌 하나 채워줌. 복을 비는 의미라며. 그 짧은 제스처 하나에 속으로 ‘아, 오늘 끝났다’ 싶었음. 술이 오가고, 분위기는 점점 풀렸고, 그녀는 내 무릎에 손을 올리고 가볍게 톡톡 두드렸음. “오빠, 오늘 힘 풀고 와~” 그 말 한 마디에 내가 긴장을 놓기 시작했음. 베트남 여자 특유의 스킨십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움. 팔짱도, 무릎에 앉는 것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음. 트로트 한 곡 부르자 박수 치며 옆에서 흔들흔들 춤까지 춰줬음. 형들은 폭소하고, 나는 얼떨떨했지만... 이상하게 몰입되고 있었음. 중간중간 귓가에 대고 말하는데, 목소리에서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선이 느껴졌음. 형들이 슬슬 분위기 보는 것 같더니 “붐붐 가냐?”라고 슬쩍 물어봄. 나도 어쩔 줄 몰라 웃기만 했는데, 그녀가 먼저 내 손을 잡고 조용히 고개 끄덕였음. 그 눈빛이 심장을 박치기함. 계산 마치고, 마음에 들었던 베트남 여자와 단둘이 룸을 나섰음.

건물 옆에 별도로 마련된 호텔형 공간으로 이동. 방에 들어서자 그동안 쌓인 분위기가 터지는 듯했음. 그녀는 먼저 내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고 수건으로 몸을 닦아줬음. 샤워를 한 번 더 한 기분. 나는 그냥 얼어 있었고, 눈을 마주칠 때마다 그녀는 웃음 지었음. 눈빛은 말 대신 다 전달되고 있었음. 손끝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어깨에서부터 가슴팍까지 타고 내려오는 감촉. 점점 숨이 차오름. 그녀가 먼저 입을 맞췄고, 키스는 서툴지 않았음. 부드럽고 깊었음. 동시에 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천천히 몸을 밀착시킴. 그때 느껴지는 체온, 숨결, 그리고 떨림 모든 게 전율이었음. 붐붐이 시작된 순간부터 끝까지, 우린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조율되듯 이어졌음. 터치 하나하나, 호흡 하나하나가 교감으로 이어졌고, 육체를 넘어 감정이 녹아드는 기분이었음.

그날 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그녀에게 흘러들어갔음. 말도 필요 없었고, 시간 감각도 사라졌음. 다 끝난 뒤, 나란히 누워있는데 그녀가 조용히 말함. 뭔가 찌릿했음. 그냥 가벼운 말일 수도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진심처럼 들렸음. 말없이 손만 잡고 누워 있었고, 그 고요함이 오히려 강하게 남았음. 다음 날, 비행기 타기 전 공항 라운지에서 형들이랑 눈 마주침. 다들 아무 말 안 했지만, 서로의 얼굴만 봐도 어제 뭘 했는지 다 알고 있었음. 누군가는 카톡 교환했다 하고, 누군가는 사진도 찍었다고 함. 난 아무것도 안 했다고 둘러댔지만, 사실 마음속엔 아직도 그 베트남 여자 얼굴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음. 자극적이기보다 감정적인 충격이었고, 육체보다도 정신적으로 무너졌던 밤이었음.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한 번 다녀오면 못 잊는다.” 그땐 솔직히 반신반의했음. 유부 형들이 괜히 과장해서 말하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지금은 안다. 그게 허풍이 아니었다는 걸. 스킨십 하나, 눈빛 하나에 묘하게 각인되는 감정이란 게 있음. 손끝이 스치던 그 느낌, 귓가에 흘렀던 짧은 숨결, 무릎 위에 올라탄 그녀의 체온까지 모두가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남아버렸음. 그건 단순한 유희가 아니었고, 마치 감정을 송두리째 흔드는 몰입감이었음.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순 없겠지. 하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 그 교감의 밀도는 또다시 찾고 싶음. 그녀가 그날 밤 나에게 남긴 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일종의 감정의 흔적이었고, 그건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음. 가끔 혼자 있을 때 문득 떠오름. 그리고는 괜히 미소 짓게 됨. 이건 욕망을 넘어선 감정이었고, 그 깊이가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음. 그 밤을 그냥 유부들의 장난 같은 모임이라 치부했는데, 실은 모두가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던 것 같음. 어떤 형은 평소보다 과묵했고, 어떤 형은 웃음 뒤에 피로가 묻어 있었음. 그 속에서 베트남 여자들과의 교감은 일종의 해방이자 위로였던 것 같음. 유부모임이라고만 부를 수 없는 이유. 그날 밤, 우리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순간을 진심으로 마주했음. 결국 모두가 진짜로 ‘감정 여행’을 하고 있었던 거였음. 웃고 떠드는 유흥처럼 보였지만, 각자 품고 있던 갈증을 채우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음. 나에게 그 밤은, 욕망 이상의 것이었고,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깊은 흔들림이었음. 그냥 벗고 만지고 즐긴 게 전부였다면, 이렇게까지 기억에 남을 리가 없음. 하지만 나는 그날 밤 이후로, 사람과 감정, 그리고 접촉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음. 이건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음.